젊은 교포 가정의 이야기다. 어린  막내 아이가 한국말 반, 포어 반 섞어가며 말하는 실력이다. 이민자의 아이들이 많은 경우가 그렇다. 어느날 이 아들이 TV를 보던 아빠를 한동안 쳐다 보더니 엄마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엄마, 아빠랑 왜 살아’. 그 소리에 엄마와 아빠가 서로 쳐다보고 한동안 말을 못하다 그냥 웃음이 터져 버렸단다. 뜬금없는 아들의 질문이 웃기기도 하고 그 뜻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를 못해서 엄마가 아들에게 물어보았단다. ‘엄마가 아빠랑 왜 결혼했냐구 물어보는거니, 엄마가 아까워 보이니 까르르르르. 왜 물어본거야…’ 아들은 TV를 보며 관심 없다는듯 대꾸를 안하더란다. 이번엔 아빠가 무슨 뜻이냐구 계속 물어보고, 엄마도 귀여운 생각에 자꾸 묻고 얼굴도 만지고 끌어안고 귀찮게 했던 모양이다. 끝내 아들이 뿌리치며 ‘그만좀해, 그냥 살어 그럼’ 하더니 방으로 가더란다. 그 소리에 엄마 아빠는 소파에서 배꼽을 잡고 뒤집어져 오랜 시간 동안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고서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동안 쌓인 감정을 풀고 다음날 외식을 하다 필자를 만났다.

 

어린 아들이 궁금해 한 내용이 무엇일까. 왜 결혼 했냐는 질문인지, 사랑하냐는 질문인지, 뭐 이런 아빠가 어디가 좋아서 사냐는 건지, 맨날 TV만 보는 아빠가 이상해 보인건지..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이젠 필자가 더 궁금해 졌다. 그 아들의 생각에 맞춰 생각을 해봐야 할텐데 도저히 그 키높이의 생각을 가질수가 없다. 순진한 동심의 생각을 해낼수가 없는 것에 더 궁금해 미치는 기분이다. 대체 이 아이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그 생각이 꼬리를 문다. 이제는 그 부부가 왜 같이 사는건지, 그게 또 궁금해졌다. 누가 먼저 좋아한건지, 어딜 보고 좋아한건지. 그 생각속에 필자의 경우를 생각해 보게 됐다. 그러고보니 그것도 궁금해 졌다. 와이프는 뭐에 씌여 시집을 왔을까.. / 탑뉴스

By 탑뉴스

탑뉴스는 (사)재외미디어연합 남미지부입니다. 연합언론 프롬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