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브라질의 아름답고 화려한 자연과 순수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림에 담아내는 전옥희 화가.

전 화가는 21년 전, 남편이 브라질 지점으로 발령받아 초등학교 2학년인 큰딸과 8개월 된 둘째딸을 데리고 한국과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축구와 삼바의 나라에 오게 됐다.

브라질에서의 삶은 두려움과 원망으로 시작됐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고 오로지 포르투갈어만 사용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지내야 할까 하는 두려움과 문화와 풍습이 너무나 다른 이곳에 왜 와야 했는지 남편에 대한 원망이었다.

어린 젖먹이를 안고, 포르투갈어도 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가서 손짓 발짓하며 낯선 찬거리를 사다가 식사 준비를 하며 집안 살림을 꾸려갔다. 한인교회를 나가면서 교민들과 사귀게 됐고 많은 도움 속에서 차츰 브라질 생활에 적응하고, 마음의 안정도 찾게 됐다.

하지만 어려운 언어 소통과 불안한 치안, 높은 물가 등으로 대부분의 주재원 부인들이 그러했듯 그녀도 아파트 단지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2001년 남편이 주재원 생활을 그만두면서 브라질 교포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큰딸은 한국에서 의사의 길을 가고, 둘째 딸은 미국 PARSONS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배우게 됐다.

20여 년 동안 열정을 바쳐온 두 아이의 교육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2008년에 대학 졸업과 함께 중단했던 그림을 다시 시작했다.

전 화가는 “언젠가는 꼭 그림을 다시 시작하리라 하면서도 이런저런 핑계로 하지 못하고 25년 동안 가슴속에만 묻어 두었다”며 “중단했던 그림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붓을 잡으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솟아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취미로 시작한 서양화 한 점, 한 점을 SNS에 올리면서 교민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브라질 한인 미술협회의 회원으로 가입해 협회에서 주최하는 전시회에 매년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한국에서 개최하는 대한민국 아카데미 미술대전 및 대한민국 미술 공모대전에 참가해 많은 상을 받으며 초대작가로 인증받았다.

전 화가는 주로 브라질 농촌 바이아(BAHIA) 지역의 여인들과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 특히 브라질 꽃들의 화려함을 보면서 많은 색감과 영감을 풍경화에 담아낸다. 화려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기풍이 특징이다.

2014년 5월에는 첫 개인 전시회도 열었다. 틈틈이 그린 그림들을 KOWIN(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브라질 한인회, 브라질 한인미술협회의 후원으로 성황리에 마쳤다.

전 화가에게 그림은 힐링의 다른 말이다.

“브라질 교민사회 특성상 일이 너무 바쁘고 힘겨워 선뜻 취미활동을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픈 것이 있다면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 꾸준히 즐기면 자기 자신도 모르고 있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새롭고 활기찬 힐링이 될 수 있습니다.”

| 전옥희 화가의 그림

By 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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