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은 전업 남편에 대해서다. 전업주부에 비해 전업남편은 현저히 적다. 한국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브라질 한인 사회를 얘기하는 것이다. 물론 소수의 가정을 두고 말하는 것이기에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오랜 시간 6가정의 전업 남편과 만나보았다. 가장 먼저 그들은 그들 자신이 전업남편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라는 것이다. 그들의 전업남편이 되어 있던 시기는 제각기 달랐지만 지금은 같은 시기에 전업남편으로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업주부는 2016년 기준 717만명에 달한다고 조사됐다.

브라질은 맞벌이부부가 대부분이다. 어찌보면 의류업에서 종사하는 경우 여성이 더 큰 비중을 둔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6 가정의 전업 남편의 경우 모두가 같은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여성이 모두 커리어 우먼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당연한 결과다.  우리 사회에 과연 전업남편의 직업은 얼마나 될까.

그렇다고 한국의 가정주부 처럼 아이들을 보며 집안 일만 하는 그런 전업남편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 가정의 경우는 각각 다른 일을 하던중 어느 날 남편의 사업이 불경기를 맞아 문을 닫게 되었다. 그리고 여성은 자신의 일을 이어가고 있으며 남편은 다른 일을 구상 중이다. 그런데 그 시기가 길어지다보니 전업남편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의 일상은 이렇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이미 집안엔 혼자가 되어 있으며 제일 먼저 커피 한잔에 컴퓨터 앞에 앉아 기사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수입을 해왔던 그는 경제부분에 관심이 많으며 자녀는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으나 알아서 하는 나이다. 오전 중에 집안 청소를 끝낸다. 점심과 함께 저녁 준비도 어느 정도는 마쳐 놓고 집을 나선다.  오후의 일정은 특별하게 일괄적이지 않지만 일거리를 찾거나 창업에 대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저녁때 식구들이 모이기전 저녁을 준비하며 설거지와 빨래를 담당하는 가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가정의 경우 옷가게를 하고 있으며 아내는 혼자 가게를 꾸려 간다. 물건은 받아서 팔고 있으며 규모가 작은 복스이기에 남편은 하루 종일 집안 일에 몰두 한다. 새벽 시장에 일을 본 후 아침이면 아내와 교대를 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집안 일을 본다. 이 전업남편의 경우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오후에 다시 아이를 데려오고 점심을 차려주고 공부도 함께 한다. 저녁이 되면 온 식구들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고 어김없이 잠자리에 든다.

좀 다른 케이스의 전업남편도 있다.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하는 이 남성은 집안일을 보지만 집안에서 사업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브라질의 물품을 판매한다. 온라인 판매로 하루 수입은 수입이 좋은 왠만한 옷가게의 하루 매상과 비슷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는 일은 댓글을 달거나 설명을 하거나 상담을 하는 것이 많다. 예전에는 화상을 통한 판매도 해봤지만 부작용이 있어서 지금은 댓글 작성으로만 영업을 한다. 그가 제일 싫어하는 집안 일은 화장실 청소와 빨래라고 한다. 자신이 가장 처량해 보이는 시간이라고 느낀다. 아내는 취직을 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삶이라고 소개한바 있다.

이처럼 전업남편들이 생소하지 않게 다가오고 있다. 물론 이 중에는 일거리를 잃어서 어쩔수 없이 집안일을 하는 전업남편도 있다. 그러나 이들을 보는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고 한다. 뚜렷이 자기의 일을 하는 사람의 경우 약간의 예외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남성이 집안 일을 한다는 것에 의견 차이는 많았다.

이것을 두고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라 생각된다. 남성 우월에 가까운 한국인들에게 쉽지 않은 고정관념이 될 수 있지만 사회적 위치와 경제적 패턴이 바뀌고 있는 요즘 그다지 이해 못할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

그 외에 대화 해본 사람들의 의견도 많은 이해를 도왔다. 지금 중년 남성들 보다는 여성들이 더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도 일거리가 없는 마당에 언어적 문제가 더 많은 중년은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다. 한국 같으면 노가다 판이라도 나가 몸으로라도 때우겠는데 이곳에서는 그럴 곳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다고 말한다.

전업남편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말들도 나온다. 전업남편을 할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하며 이럴려고 브라질에 왔는가 자괴감을 느낀다며 웃으며 말하는 모습이 씁쓸해 보였다. 그러나 움추린 개구리가 더 멀리 뛴다는 말이 있다.  오늘의 전업남편 이야기는 지금 얼마나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년전 탑뉴스 신문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한인 사회를 소개 할때면 매번 부정적 기사만 내보낸다고 지적이 많았다. 그때의 내용은 점점 더 경기가 어려워지니 대처를 하자는 것이였다. 그것이 2년만에 모두가 체감하는 상황이 됐다. 그리고 지금의 현실은 바닥이다. 이제는 바닥을 쳐야 하는 슬기로운 모습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중에 제일 먼저 극복해야 할 것은 남들에 대한 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경제 책자에 한 딜러 매니저는 이렇게 서술했다. ‘세상에 계산을 통해 돈을 번 사람은 전세계 인구 중 6%밖에는 안된다. 나머지는 기회가 맞았던 운이 맞아 돈을 번 것이며 그 반대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능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시스템을 가져야 한다.’ 라는 문구가 있다. 누구 말마따나 어쩌다가 돈을 벌었고 어쩌다가 돈을 잃은 것이다. 사업수단이 있다면 하루 같이 십년이든 오십년이든 지속적으로 돈이 벌려야 하는게 증거라고 한다. 그것을 두고 기업이라고 하는 것이며 기업이 소유한 것 중 하는 시스템이다. 아마도 그것을 얘기하는 한 부분인 것 같다.

한인들이여 전업남편을 딛고 멋지게 운을 빌어 보자. 그것은 성실히, 꾸준히, 부지런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 새벽이 지나면 반드시 아침의 해가 뜨지 않겠나.

By 탑뉴스

탑뉴스는 (사)재외미디어연합 남미지부입니다. 연합언론 프롬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