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잘못 말했다가는 빨갱이로 찍혀 버리니 말이다. 사람 바보 만드는 거 잠깐이다. 대체 이놈의 정치판이 뭐길래 이렇게 한인과 한인 사이를 갈라 놓는지…

이제는 여기 브라질 한인 사회도 빨갛게 물들었단다. 온통 빨갱이가 판친다고 한다. 정말 빨갱이가 있긴 한 것인 지 모르겠다. 얼마전 ‘박근혜 퇴진’ 시위를 한 한인들 모두가 적색분자들이란다. 우리 사회는 지금 서로가 서로에게 빨갱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결국 같은 빨갱이들 아닌가. 그런데 왜 지들끼리 싸우고 난리인가.

이놈의 정치판 때문에 우리 사회가 점점 균열을 보이고 있다. 피보다 진한 것이 이념이라고 했다.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적어도 세 부류가 있다. 여당,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을 존중하는 세력이라고 보자. 그리고 야당, 그리고 회색당. 요즘 한인 사회에 돌아다니는 카톡을 보면 참 재미 있다. 어디서 퍼왔는지 온갖 내용의 한국 정치 음해부터 비리, 음모론 등등이 돌고 있다. 이젠 언론도 믿을 수 없다. 대체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

아무것도 모르는 이민자 아이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이땅에 빨갱이들로 가득하다는 말에 알쏭달쏭 겁을 먹기에 이르렀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안되겠다. 아는 만큼만 얘기하고자 한다.

야당이나 여당이나 서로가 빨갱이와 손잡았다고만 말한다. 그럼 다 같은 빨갱인데 서로 싸울 일은 아니지 않은가. 이것이야 말로 서로 음모를 내세우는 것이다. 실지 누가 빨갱이 일지는 시간이 가면 밝혀지지 않을까. 그런데 밝혀지면 뭐하나 친일파는 이미 밝혀졌는데도 어쩌지 못하는데. 빨갱이로 밝혀져도 어쩌지 못하면 그땐 어쩔 것인 것.

이번 사태만 두고 얘기해 보자.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사건은 사실인가, 음모인가.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을 인정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 마저 음모라고 얘기한다면 그 사람은 그저 사회비관론자로 정의하면 될 것이다.

최순실 사건은 그 어느 국민이 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녀에게 놀아난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부는 더 이상 신뢰 받지 못하는 말그대로 허수아비 집단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시위는 타당성이 있는 것 아닌가.

 

친박에 대한 입장도 말하고 싶다. 그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가족이거나 비호를 받았거나 관계가 있거나 한 사람들이다. 물론 아무 이유 없이 좋아라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며 야당이 미워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그들의 판단이며 그들의 결정이기에 뭐라고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여기서 거론되지 못하는 수많은 이유가 그들에게 있다. 그것 역시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 아니겠는가. 무조건 박근혜가 미우니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영혼이 없다느니 친일파니 빨갱이니 하는 말을 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다.

이번엔 회색분자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 어찌보면 가장 문제가 심각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한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이라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한쪽에 대한 지지가 있어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대한민국의 방향이 어디로 가든지 상관없다는 무관심한, 무책임한 국민의 태도로 밖에는 볼 수 없다. 한국 정치가 개판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국민이 주인이다. 바로 이 주인인 것을 버리는 것이 회색분자들이다. 이들이야 말로 국가의 빨갱이며 스스로가 이방인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외의 회색분자들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정말 정치에 지치고 거짓말에 실증이 난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 한다. 오죽하면…

이 경우는 드문데, 야당이든 여당이든 잘 이끄는 쪽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다. 오늘 야당에서 정치적 방향을 잘 잡고 이끌어가면 야당이 최고인데 내일 뭐 하나든 결정을 잘못하면 가차 없이 야당은 혼이 난다. 오로지 바른 국정의 운영에 맞추는 줏대있는 국민.

비록 고국을 떠나 살고 있지만 우린 한국의 국민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지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에 국가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자유다. 그것이 시위가 됐든 뭐가 됐든 난동만 피우지 않는다면 개인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으로써 법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것으로 빨갱이라는 등의 단어를 들먹이며 몰아붙이는 행동이나 언행은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다. / 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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