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모든 것을 다 알고 태어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기어 다니기 전에 걷지 못했으며, 젖을 빨기 전 고기를 먹은 이는 아무도 없다. 아무리 본능적인 행위라 해도 순서가 있고 우리는 그 순서대로 하나 하나 배우며 익혀왔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삶의 “자신감” 을 얻으면, 탄탄하게 다져야 할 기초를 무시한 체, 그 모든 것을 더 빨리 이루고 싶어 한다. 골프를 치면 빨리 싱글이 되고 싶고 스키를 타면 당장 BLACK 코스를 내려오고 싶어하며 테니스를 치면 라켓을 잡는 순간 시속 200 km 의 서브를 넣고 싶어한다. 그런가 하면 사업을 하면 1, 2년 만에 대박을 치고 싶고  외국어는 6개월 안에 마스트 하고 싶어한다. 급한 우리 민족의 성격이라 하기 이전에 어쩌면 모든 인간의 욕망일 수 있다.

Chardonnay  이상으로 많이 생산되는 백포도주는 Sauvignon Blanc 소빙뇽 불랑 이다. 신 맛의 신선함과 청량함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와인이기에 수확의 시기도 다른 품종 보다는 일찍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향으로는 레몬, 푸른 사과, 풀 향 등을 기억하게 하며 프랑스 에서는 Sancerre 이나 Pouilly-Fume에서 가장 좋고 대표적인 와인들이 생산되며 그지방의 토질인 석회질 때문에 은은한 부싯돌 향도 더해진다. 신대륙에서는 뉴질렌드의Marlborough 지방에서 매우 잘 적응해서 생산되나 프랑스 산에 비해 과일향이 더욱 강하고 부싯돌과 같은 미네날 향이 적은 편이다. 약간 추운 지방에서 잘 재배되기에 칠레의 Casablanca 지역에서도 생산된다. 가볍고 향이 가득하기에 가벼운 해물 요리뿐 아니라 야채 셀러드와도 아주 잘 어울려 어느 식단이든 시작의 테이프를 끊어줄수 있는 와인이다.

와인의 세계에도 기초가 있을까 ? 와인을 배우기 위해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세계적인 평론가 Jancis Robson 은 Sauvignon Blanc부터 시작하라고 추천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생산지와 관계 없이 그 향과 맛이 비슷하기에 여러 품종을 익혀 나가는 첫걸음으로 적합하다는 뜻이다. 브라질은 아직 무더운 여름이 한참이다. 태양이 밝아 좋은 이날, 풀처럼 신선한 소녀와 같은 소빙뇽 불랑과 함께 하루의 피로를 풀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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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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