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뉴스 독자란 / 기고, 투서, 광고, 칼럼]  어느 덧  9월이 왔다. 이미 차기 회장선출에 대한 말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여섯명의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 한인회의 존재 의미가 희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외국으로 이민간 사람들이 그 지역사회에서 적응하고 융화되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그리하여 지역사회에서 성공하여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이 이민 1세들의 바람이었을 것이다. 뒤집어보면 한인회는 이제 은퇴를 해야 할 때라고 본다. 과거에는 서로 의지하기 위해서 모인 공동체이었다면, 이제는 모이는 것이 불편한 단체가 되었다. 전에는  한인회장의 인맥이나 재력 등으로  사면령 때와 같이 여러 교포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지금은 필요없게  되었다.  돈을 번 사람은 의견을 나누지 않는다. 하지만  힘든 사람들은 뭔가를 얻거나  알기 위해  만나고 물어보다가  뭉치게 된다.

 

우리 브라질 한인회는 내부적으로 비합리적인 단체이다.  우리 브라질 이민 사회는  능력 있고 심신이 건강하고 한국어와 포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사회 도덕적으로 건전하며 경제적으로 안정되었으며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면서도  자기의 돈과 시간과 능력을 다 바쳐  한인사회를 위해 무료봉사할  사람이   한인회장이 되기를 바란다.   바로 이것이 비합리적인 것이며 무리인 것이다. 이런 기준에는 아마 마호멧과  석가모니와  예수도 자격미달이다.  공동체를 위해 자기의 개인 생활과 사업을 희생하는 것이 우리 한인공동체가 기다리는 회장이고  그가 해야 봉사라면   그것은  너무 야비하고  무책임한 요구이다. 민족과 국가를 살리기 위해 투쟁하던 독립운동가나  6.25한국전쟁 때의 우리 군인들만이 시행했던 행위다. 지금은  세금혜택이 있어야 기증이 수월한 현실이다. 얼마 전 톱뉴스에 실린 서주일 박사의 컬럼에서도 언급했듯이 남자의 가치까지도 돈 버는 능력에 따라 정해진다는 현실을 볼 때,   한인회장에게서 그런 희생 아니  비현실적 봉사를 기다리는 것은  아름다운 무지개를  따오라는 미친 망상과 같다.   한인회는 외부적으로는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고 내부적으로는  모순의 단체이다.

 

또한 브라질한인회의 현실은 한국인의 민족성을 잘 보여주는 예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부유화에 따라 한국인의 이미지가 나아지고 국제여행에서 무비자가 허용되며,  특히 훌륭한 한국의 복지 체제와  저렴한 병원비 및  의료 혜택이 소문 나면서, 한국 여권을  소유하기 위해  한국 국적으로 바꾸는 여러 교포들이나 그들의 자녀들을 봤다.   그들은 “과거에는 한국사람이었다” 이나,  혹  “우리 부모는 한국사람이다” 라는 주장을 하며  권리 행사를 한다.  하지만 그들 중  지금이라도 한국 정부에 소득세를 납세하거나 사회 복지 기금을 지불하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권리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지만 의무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오히려 그런 말 하면 “뭐 이런 또라이가 있어!!” 하며 비웃을 것이다.   한인회도 어떤 혜택이 없으면, 그것이 물질적이던 상징적이던, 자발적인 동참은 없을 것이다.

 

한인회는 정말  비참하다.  아무런 권력도 없고 재정원천도 없고 대표성도 상실해 가고 있으며  인정도 못 받고 교포에게  줄  혜택도  없다.  사업으로 비교하면,  ‘과거’ 라는 가치 없는 추억이 재고로  남아 있고  새로이  팔 물건이 없으며   빚만 남은 회사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회장후보도  없고, 교민들의 관심도 멀어졌다.  단 전임 회장 몇명과   50-60세가 넘은 몇몇의 1,5세에 의해 추억처럼 남아 있는 관심사일 뿐이다. 브라질에 이민 온 모든 교포가 한인회의 자연회원이자 주인이라는 말은 권리행사나  헤택을 위해서만 쓰이는 말이다. 하지만 한인회의  의무를  같이 감당하자는 사람은 없다. (물론 몇몇 훌륭한 분들은 제외이다. 지원금을 내고도 또 내주시는 분들 때문에 한인회가 아직 존속한다.) 그래서 한인회가 빚에 넘어가도 관심밖의 일이 되었다. 그나마 ‘찌라시’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취재를 하며 우리동네의 소식을  전해주는 교포언론이 있었기에  한인회장의 이름 석자와 사진이 가끔  뜨게 된다. 그런 유명세 때문에  가끔  식당에서 누군가가 점심을 지불하고 가는 “ 고마운 일” 이 생긴다.

 

한인회가 관심에서 지워졌는데 누가 한인회의  문제와  그 내용을 알려 하려 할 까…..

최근에 있었던  한인회의  화려한 행사 뒷면에는  아직 해결치 않은 여러 문제들이 있다.

여러 형태의 빚은 누적되어서  법적 조치가 진행되고 있으며, 패배한 소송때문에 엄청난 빚이 목을 조이고 있다.  MOGI 와   RIACHO GRANDE에 있는  한인회 재산은 방치 생태에 있다. 그곳에 가는 사람도 극히 적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한인회라는 법인이, 즉 법적 차원에서 생존하는 생명체가,  병들어서 죽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모든  사람들의  무관심속에서 말이다.  미운 오리새끼보다 더 비참하다.

 

첫번째로 지적하는 것은 한인회장의 취임서가 아직 법인등기소에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인회는 존재하나 회장은 없기 때문에  한인회는 능동적인  권리행사를 없다.  

번째로는 한인회의 재산 관리이다. 한인회의 재산 중 하나인 본관 건물은 구입 당시부터 주 상파울로 대한민국 총영사관 이름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건물은 한인회의 것이고 우리 한인교포들의 것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총영사의  확인서도 받아 놨다.  누적된 빚도 갚으며, 우리 교민들과 더 가까운 곳에서 한인회를 운영하기 위해 박동수 회장(제30대)떄와 서주일 회장 (제31대) 때에 한인회의 본관 부동산을 팔아 운영을 정상화 하려고 시도했으나  막무가내적  반대에 부딪혀 무산 되었다. 이유는 불신이다.  하지만 회장들의 시도에는 비리가 없었다. 몇몇이  당시에 관여했던  부동산 중개인을 불러 “심문”을 했으나  비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매각의 기회만 놓쳤다.  팔아 먹을까봐…., 수수료에 대한 비리가 있을 까봐… 노파심은 이해 할 수 있어도 그 결과는 금융적 질식사이다. 춥다고 문을 꼭꼭 닫아 버리면 그 다음 날 아침에  숨 막혀 죽는다. 하지만  몇몇 어른들은 절대로 한인회를  팔면 안 된다고 하신다. 그렇다고 한인회의 문제를 그들이 직접 맡겠다는 것도 아니다. 결국은 불신이다.  과거에 우리의 선배들이 모은 재산이 흘러 나갈까 봐  하는 노파심이다.  하지만 꼭 쥐고만  있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어느 회장도 믿을 수가 없으니   한인회 본관을 팔아서 해결 짓자고 해도 동의가 없다.

오늘 한인회는 법적 소송에 대한 빚과 가옥세 등의 빚이 있다고 한다. 직원에 대한 노사비나 그에 따르는 세금 또한 어떤지 모른다.  하지만 회비는 걷히지 않는다고 한다.  이럴 때일 수록 ‘ 한인회는 우리가 책임  단체가 아니야’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법정의  차압명령이 유원지부터 떨어질 것이다. 한인회 은행 계좌는 이미  법정의 명령에 의해 동결되었다고 한다.

세번째로는 운영의 불투명을 지적한다

불행하게도  회장단의 불투명한  운영이 자연스러워졌다. 관심이 멀어지니 따지는 사람도 없다.  그리고 차기 회장에게로 미루는 것이 상습화 되었다. 내가 빚이 아닌데 내가 나서서 책임지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바탕이다.  구멍 난 배에 타 있으면서 ‘내가 뚫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구멍을 막지 않으면 배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침몰 하고 만다. 배에  구멍 때문에 배를 떠나지만, 바로 떠나기 때문에 구멍을 막을 수 없고 결국 배는 가라 앉는다.

 

이런 문제 투성이의 단체를 누가  맡아서 하려 할까?

한인회는 주인인  회원을 잃었고  우리 교포는 한인회라는 대표 단체를 잃었다.

잃은 것은  단체뿐이 아니다.

우리의 정서다.  K-POP만이 우리의 문화재산만은 아니다. 신뢰와 동족 의식과 상부상조도 우리의 문화이며 무형 재산이다. 그래서 계를 모아 사업창출에 도움을 주며 서로를 믿고 밀어 주던 것을 우린 다 잃었다. 한번 잃은 신뢰는 소생이 안된다.

남은 것은 개인 플레이다.  불신이 있으면 누구와 더불어 무었인가를 할 수 없고 도움을 주지도 않고 받을 수도 없다.  하지만 이런 삶이  과연 이상적인 것이고 다른 지역이나 다른 공동체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의  생활터전은 날이 갈 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헤어 나올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누구에게 탓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급변화는 외부적인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대응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브라질에 사는 우리는 우리를 보호하거나  대출 해주거나 지원하거나 투자를 할 어느 누구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를 위해 신경을 써 줄 누구도 기관도 단체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 교포는  한국서 파견나온  공관원이나  주재상사의 직원들과도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자유롭게 자영 사업을 하며 살아 온 교포들은  어려운 경쟁을 통과한 대기업의 직원이나 공관원들을 이해 못 한다. 그들은 조만간 귀국을 꿈 꾸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 또한 우리 이민자들의 애로를 이해 못 한다. 아니 이해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아마 저기 모룸비 구역에서 멀리 따로 뭉쳐사는 모양이다. 국적은 같아도  공통성이 없다.

 

결국 침몰하는 배를 떠난 사람은 뒤를 보지 않고 멀리 떠나가고 있으며  배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같이 바다에  빠져 죽을 상황에 처해 놓여 있는 것이 우리 상파울로 교포들의 현 실정이다.  만일 이런 배가  한인회라면  누가 맡으려 할까?

 

다른 단체를 창립하여 빚 없이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새로 시작하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사람에 있는지라  다른 단체를 만들어도  같은 일이 생길 것이다 .

지금의 상태로는 한인회를 누구에게 맡아 보라는 제안하기도 미안하다.

이것이 현실인데, 한인회의 무의미한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어렵게 받은 회비와 기증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착한다.

그래서 한인회는  폐쇄되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릴 것이다. 한인회를 없애서는 안 된다고… 그렇지만 내가 아니라 누군가가 해결해 주길 바라면서….  내가 못하는 일을 해내는 영웅….영화에서 보면 정말 시원하고 멋 있지만  현실에는 없다.

 

차기 한인회장을 선출하려면  정관상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형성되어야 한다.

나는 선관위보다  한인회의 폐쇄 재생에 관한 논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재생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아서는 안 된다.  썩은 것은 짤라버려야 하고 잘못 된 것은 고쳐야 하고 안되는 것은 버려야 한다.  회장의 공석이 문제가 아니다. 왜 회장되기를 꺼려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걷히지 않는 회비 때문에 한탄하기 전에, 왜 우리 교포들이 회비내기를 꺼리는지 알아야 한다. 한인회에 대한 지원을 거절하는 주재상사나 인색한 공관을 비난하기 전에, 그들과 우리는 목적이 다른다는 것, 즉 그들은 돈 벌로 왔고  법적인 공무하러 온 것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구걸 할 이유나 의무나 권리도 없다.

한인회의 문제점을 모르면,  아니 알아도  개혁의  의지가  없으면,  다음 회장이 나와도  한인회는 모순 속에서  벋어 나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침몰하게 될 것이다.  생각보다 빨리 일어 날 것이다.   상파울로한국학교 (Colegio Polilogos)를 보고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상부상조하고 오손도손 했던 이민 초기의  한인회로 복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시각에서, 개편된 존재성과 가치성을 만들어내는 한인회로 쇄신하여야 한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그 후손들과  브라질 현지인들도 자발적으로 회원이 되고 싶어하는 단체로서 말이다. 그리고  화려한 행사나  정치가들과의 만남 뿐만 아니라, 먼저 우리 공동체내의  연로하고 빈약한 분들과  재기의 기회를 잃은 사람들을 보살피기 위해 두루 살피는 한인회로서 거듭나기를 필자는 바라는 바이다.

 

지금은, 책임 없이 흘리는 말이 아니라  진실된 말들을 모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자기 반성의 과정이 지나야만 한인회의 목적 의식이 뚜렷해지고 또한 자발적이고  도전적인  회장도 나타나리라 본다.  하지만 그런 모임이 안 모여지거나  혹 모임이 있어도 쇄신의 결의가 없다면  한인회를 폐쇄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혹 내년 초에도 이렇게 막연한 무관심이 지배한다면,  혹 누군가가 총회에서 한인회의 폐쇄를 제의한다 하더라도 설득력있는  대응을 하지 못 할 것이다.

 

상 파울로, 2017년 9월 4일

 

권명호 변호사 ( 제 27대  전 한인회회장)

 

이상.

 

 

By 탑뉴스

탑뉴스는 (사)재외미디어연합 남미지부입니다. 연합언론 프롬티비

답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