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세계 각 나라는 너, 나 할 것 없이 유네스코(UNESC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1945년 창설된 유엔의 전문 기구)에 문화 유산 등재를 위한 신경전이 시작되었다. 물론 그 값어치를 빨리 인식한 나라들은 앞을 다퉈 준비 작업을 해왔다. 더 많은 문화나 유적 등을 보호 받기 위해 엄청난 로비를 벌일 정도다.

세계 모든 나라는 강대국이 되기 위한 노력에 전력해 왔다. 이탈리아는 길을 텄고 영국은 바다를 지배하려 했다. 미국 또한 바다로, 우주로 미래 강대국을 꿈꾸며 확장해 나갔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를 맞으면서 세계는 하나의 공통적 아이콘을 공유했고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 갔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인이 누리는 하나의 문화를 창출하기에 이르렀다. 세계는 총성 없는 문화 전쟁을 맞이 하고 있다.

7월 24일(월 12:00) 주브라질 한국문화원을 찾았다. 새로 부임한 권영상 문화원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홍보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웃음기 짙은 모습이 인상적이랄까, 부담 없는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배려심도 묻어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편안한 기분이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기에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주재를 가지고도 그 안에 내포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도 재미 있었다. 약간의 어눌한 표정 속에 권위적이지 않은 몸 동작이 상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왠지 문화 외교에 적절한 타입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었다.

문화원장의 집무실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창문도 없고, 작은 공간에 책상과 소파로 꽉 찬 소박한 내부였다. 그런데 들어서자 마자 한번에 시선이 끌리는 부분이 있었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브라질 지도 한 장이다. 권영상 원장은 자신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마자 지도에 손을 짚기 시작했다. 전역에 ‘도’ 이름을 언급하며 그곳에 문화 상황을 줄줄줄 설명 한다. 그러더니 계획했다는 듯 그곳에 적절한 한국 문화 장르의 보급과 전략을 설명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말을 이어나갔다. 그것은 분명 ‘주절 주절’이란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어느새 취재진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자신이 해왔던 전략을 짜내듯 지도에 몰두하는 모습에 잠시 멈춘 상황을 수습하듯 끼어들어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나서 취재진을 보며 던지는 말 ‘ 이 땅을 이렇게 다 먹어 버리면 되는 거죠!’

권영상 원장은 문화 전쟁을 하는 중이다. 브라질에 한국 문화 전파를 통해 국가적 이미지와 품격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그는 말한다. 지금 브라질 도착한지 60일도 안되는 그가 브라질을 품고 느낀 말은 ‘브라질은 할 일이 많다. 그러나 그만큼 일이 어렵다. 그렇지만 해볼만 하다.’ 그것이 브라질에 오게 된 동기라고 말한다. 그의 목표는 브라질 전역에 대한 문화 보급이다. 특히 상파울로를 중심으로 럭셔리한 문화, 째즈나 클래식, 연극과 같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장르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다. 한류라고 할 때 케이팝에 대한 인식이 강한 편이다. 더 많은 음악적 장르와 다른 분야의 문화가 골고루 전파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에 대한 폭넓은 대중 인기를 실감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해박한 견해를 전했다.

 

‘ 브라질에 와서 많은 음악가들 그리고 문화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이들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던 한 부분을 말하자면 이들은 얘기 보다는 자신의 음악을 직접 들려주면서 이런 느낌, 이런 음악이 브라질에서 인기를 얻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대중 코드라는 것을 알게해줬다. 우리 문화가 이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게 될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권 원장은 한국과 브라질의 네트워크에 중요성도 강조했다. 54년의 이민 역사 속에 한국의 문화를 잊지 않고 해외에서 지켜져온 모습들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만약 한인 동포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일이 있다면 50여년이 넘는 가운데서도 한국의 문화, 예술을 지켜 올 수 있었던 그 발자취를 찾아 남기는 일을 해보고 싶고 그 일은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한국 문화를 보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에도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이것은 어찌보면 더 중요한 내용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이 생활습관을 가진다는 것이 곧 문화이다. 우리의 문화가 브라질 문화 속에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들에게도 편하고, 하고 싶어하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브라질에 살면서 브라질 문화에 익숙한 한인들이 그에 맞는 내용을 전달해 준다면 연구하고 변화시켜 한국의 문화가 브라질 속에 편안한 생활 습관으로 자리잡도록 도울 수 있다는 하나의 전략인 것이다.

하루에도 몇 개의 행사로 매달 일정이 꽉 찬 문화원은 브라질 사회에 우선적인 보급에 목적을 두고 운영된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한국 문화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 교민들과의 관계에도 목적은 함께 한다. 한인들의 자부심이 된 문화원이 브라질에서 바른 운영을 이룰 수 있도록 한인 사회가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한번의 인터뷰로는 모자란 권영상 원장과의 대화를 다음에 한번 더 하기로 했다.

문화에 대한 열정, 국가에 대한 사랑, 자기 일에 만큼은 미친 정열적인 권영상 문화원장의 출정을 응원한다.

 

약력.

권영상 주브라질한국문화원장(5월 26일 부임)은 서울대학교행정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고 독일 자유베를린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국무총리실 사회문화정책관실, 정무기획비서관실, 외교안보정책관실, 규제개혁실과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에서 근무한 바 있음.

 

이상.

 

 

By 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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