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뉴스 현장르포] 2017.11.30

 

결론을 뒤집은 서두

한인 사회에 종교적 음악 행사가 대중적인 행사보다는 많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어쩌면 다행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대중적인 행사와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대중 관람이 끝나고 난 후 그 감동이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그런 반면 종교적 행사는 관람 중 많은 생각을 끌어올리고 집으로 향하면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몇 일이 지나서도 일부분적인 한 장면 한 장면을 회상하게 된다.

그 자리를 꽉 매웠던 사람들도 느낀 바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본다. 공연이기에 평가를 얻는 것이다. 평가를 받는 것과는 다르다. 이번 기독 합창단도 그런 맥락에서 평가가 냉정히 이루어 질 수 밖에 없으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20년 동안 유지해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각 교회의 소속도 다르며 각기 바쁜 일정 속에 시간을 바쳐가며 준비한다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이든 하는 일에 사명감이나 소속감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20년 동안 목적을 지켜간 것에 먼저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전에도 그랬듯이 이들 중에는 분명 그 뜻을 다하고 그만 둘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가 새로운 목적을 가지고 이 자리를 채울 것이다. 또 그렇게 30주년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에도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또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기독 합창단이 20주년 동안 얼마나 많은 공연을 이뤄 왔나. 그 역사를 다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 하다. 그나마 이제라도 그 일부를 기록한다는 것에 더욱 긴장되고 조심스럽기도 하다. 훗날 후세들에게 기억 될 이날의 공연이 진실되게 남겨지기를 바라며 필자가 감히 공연을 떠 올린다.

 

사실 사진 촬영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으로 필자도 딱 4장만 찍었다. 공연에 있어 중요한 작용이 될 수 있으므로 그런 요구는 얼마든 받아 들일 수 있다. 아주 바람직 하다고 본다. 그러나 요즘같이 쇼셜 활용에 사진은 기본이 되어 오히려 홍보에 도움과 자료 축적에 효과가 큰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군다나 기사를 작성하는 가운데 기억을 떠올리기에는 사진이 정말 중요하다. 핑개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 때의 느낌과 기억을 사진 없이 기사화 하려니 참 어렵다. 그런 이유로 가장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가지고 요약해 보고자 한다.

 

필자의 경우 많은 행사나 공연을 즐기는 편이었다. 가끔 마음을 열지 못하고 그 무대에 열중하게 되는 공연이 있다. 이번 ‘감사 콘서트’ 역시 그런 공연으로 남는다. 왠지 모를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된 것으로 기억한다. 너무 많은 관중들이 와서 그런지, 단원들 표정이 모두 얼어 붙은 것이 느껴졌다. 잘하고자 하는 부담감을 좀 덜었으면 하는 생각이 스쳤다. 객석과의 교감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에 관객들과 함께 열창하는데 노래는 희망을 부르는데 얼굴은 걱정을 부르는 듯했다.

무대에 선 사람들이 불안해 하면 보는 이들도 불안해 지는 법이다. 그런데다가 필자는 그 자리에 도착 하기전에 하나의 사건을 목격 하고 관람 중 3건의 한인 피해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참 씁쓸한 기분이었다. 그런 혼란스런 가운데 가곡과 찬양을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을까. 참석한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기분과 표정으로 받아 들였는지 알고 있을 것 같다. 사실 작년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였다. 시작이 그랬다.

 

숙성된 맛은 오래 동안 남는다

지긋한 나이의 단원이 고백을 한다. ‘… 한량없는 은혜,  아낌 없는 은혜, 나를 애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필자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가사가 이런 것 같았다. 그 나이를 보자면 이제 은퇴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좀 더 힘있는 목소리로 좀 더 탄력 있는 구성으로 채워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필자는 공연이 끝나고 다른 날 몇몇 관람자들과 인터뷰를 진행 했다. 그들의 느낀 부분이 꼭 필요해서였다. 그 인터뷰에 응한 한 남성이 이 곡을 기억하며 자신의 소견을 전했다.

“… 노래는 좀 그랬죠. 목소리 전달도 약했고 힘도 없었어요. 대부분의 단원들이 나이가 들어 듣는 이들이 몸을 조리며 틀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주는 듯했죠. …. 그런데 이상했어요. 부르던 중간에 음정은 안 들리고 가사가 들려왔어요. 처음 겪는 일인듯 했고 집에서도 그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아직도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어요.” 결국 설명을 못했고 필자가 정리해서 이야기를 확인 했다.

 

이 남성은 옷을 포장하면서도 그날의 기분을 헤아리려 몇 번이고 고개를 갸웃 거렸다. 필자가 정리하자면 이 남성은 그날 그 고백에 은혜를 받은 것이었다. 그렇게 교회에 참석해 찬송을 부르면서도 느껴보지 못했는데 이날 그 가사를 통해 성령의 손길을 느낀 것 같았다. 시각적으로만 판단했던 단원들의 모습이나 노래 실력에 다소 무엇이 대단하기에 탑뉴스 보도에서 저리도 난리를 친 것인지 호들갑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나이 든 단원이 평범하게 부른 그 고백에 자신의 심경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 힘은 젊음이나 노래 실력에 있지 않고 오랜 섬김과 마음을 다하는 찬양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인 것을 알게 된 듯 하다.  인터뷰에 응했던 이 남성은 불경기로 고민을 하고 있던 터에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자신도 그 날 이후 혼자 찬양을 흥얼 거린다며 멋적게 웃었다.

 

한국의 맛에 세계가 열광하는 이유 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숙성’을 우선으로 한다고 한다. 숙성된 음식에서 숙성된 맛을 찾고 그 속에서 숙성된 재료의 과정을 요리사의 노하우로 인정한다. 이 모든 것이 맛의 깊이를 설명해 주고 있다. 그 맛을 찾아 다니는 유별난 한국인들 때문에 맛 집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또한 그로 인해 거대한 프로그램들이 생겨나 방송사들마다 맛집 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필자의 보도가 지나치게 과장 되었다는 소리에 과연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위에 언급했듯 맛 집은 처음부터 인정 받지 못한다. 맛을 본 사람들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게 되고 그 맛을 시식하고 나서야 인정을 하듯 이번 20주년을 맞은 기독합창단의 콘서트가 오래된 숙성의 맛을 확인 시켜 준 것이라 본다.

어떤 이들은  비전문인들이 그 정도면 잘했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필자는 그 말을 다르게 해석해 주면 좋겠다는 바램이 들었다. 기독 합창단을 비전문인이나 전문인으로 구분하지 않아 주었으면 한다.

합창단이니만큼 노래 실력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맞다. 노래를 잘하는 성악가나 가수들은 요즘 세상에 널렸다. 그 널린 전문인들 중 사람의 생각을 바꿔 놓은 가수가 얼마나 될까. 필자는 이번에 5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적어도 5명은 이 관람을 통해서 힐링되고 힘을 얻고 자신을 돌아보고 심경에 변화를 가진 자들이었다. 이것이 그날 프로그램 중간 부분의 느낌이었다.

이 공연의 감동은 테크닉도 실력도 아닌 다른 것으로부터

필자는 연습하는 곳을 방문해 약간의 과정을 보기도 했다. 그 외에 연습 장소 밖에서 몰래 몇분 동안 연습 과정을 느껴보기도 했다. 꼼꼼하게 그리고 최대한 열심을 다하는 것을 목소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때론 무서운 호통 속에 주의를 받고 때론 흥겨운 분위기에서 힘찬 목소리를 뽐내는 것도 봤다. 공연이 지나고서 얼마나 많은 어려움 속에 공연을 치뤘는지도 알게 되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해 박수를 끌어내었다. 마이크의 사용을 못해 가사의 전달이 미흡한 부분도 있었지만 크게 문제 될 것은 아니라 본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마이크 상태나 음향 시스템이나 공간이나 서로간의 호흡이나 프로그램 순서를 거론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문제는 어디든 있고 그날 참석한 관객들도 그런 부분에 그리 크게 문제 삼지 않았으리라 본다.

 

작년 동양선교교회에서 공연을 했을때는 필자의 기사 내용 그대로 소름끼치는 실력과 감동 그 자체였다. 사람들마다 ‘정말 노래 잘하고 화음 잘 맞고 웅장했다’ 라고 칭찬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여성은 인터뷰에서 “지난번 공연 같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번 공연이 전보다 잘했다는 느낌은 아닌데 왠지.. 인터뷰 같은 거 하지말고… ㅎㅎㅎ…  근데, 더 그 공연이 떠 오르네요. 아직도 그 이유는 모르겠고요. 그 북소리가 울릴 때 가슴이 심하게 떨리면서 뭔가 찡~ 한게 있었어요. 난 노래 같은 건 잘 몰라요. 찬양 곡은 다 처음 들어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날 밤에 몇 가지 노래 일부가 머리에 맴돌고 비록 침대에 누워서지만 처음으로 기도를 해 봤네요. ㅎㅎㅎㅎ 어떻게 기도할 생각을 다 했나 몰라. “

 

사람들의 느끼는 바가 다 같을 수는 없다. 아무런 느낌이 안들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단원 중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참석했다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잘한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도 대부분이 기독합창단이 존재하기를 바란다는 말은 동일 했다. 많은 맛 집들처럼 골라보는 공연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기독합창단의 공연을 보면서 잘했나 못했나를 기준으로 삼은 잘못된 마음을 무너트린, 음악적으로보다 어쩜 그 영적 실력이 더 크게 드러났던 공연이 아니였나 싶다.  ‘감사 콘사트’에 감사한다.

 

이상.

 

 

By 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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